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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의학] 한의학과 과학적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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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mahlerian     Date : 07-09-28 00:14     Hit : 6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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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동양의학인가'에 대한 김승열 위원님의 재반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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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주] 이 글에서 저의 글에 답하신 분들 대부분이 한의사이며 이분들에 대한 호칭은 의료계의 관행대로 선생님으로 호칭함을 독자 분들에게 이해를 구합니다. 인터넷 언론에서 호칭 문제는 항상 어렵지만 토론성 글이기에 상대방을 직접 지칭하여야 하기에 이렇게 호칭함에 대해 이해를 구합니다.//
 
동의보감에 대한 글 이후에 메일과 게시판을 통해 몇몇 분의 의견을 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느낀 것은 혼란입니다. 즉 한의학을 전공하는 분들도 한의학에 대해 의견의 일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서로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 한의학에 대해 질문을 하였음에도 너무나 다른 답변에 오히려 혼란스럽습니다. 노채충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오고 '술이부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계에 몸담은 분들 중에 대부분은 한의학이 술이부정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저로서는 많은 분이 택한 입장에 따라 질문을 하겠습니다. 서양의학은 대부분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른바 '과학적 의학'의 입장에 서 있습니다. 말하자면 어떠한 진단법이나 치료법도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엄격하게 규정된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입증을 요구하는 것이 과학적 의학의 입장입니다.

그러므로 의학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진료는 비윤리적인 치료로 보며 금기에 가깝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이론과 발견에 따라 치료하는 것은 허용이 됩니다. 과학적 의학의 기준에 따라 의학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진단기준과 치료기준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저의 의문은 술이부정이 아니라면, 한의학은 어떠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진료를 하는가 입니다.

혹시 술이부정을 인정하는 분이라면 수많은 한의학 서적에서 어떤 서적이 가장 권위를 가지는 책인지 묻고 싶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보듯이 같은 문제에도 여러 한의학 서적에서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항목이 있습니다.

저로서는 한의학의 원리에 대한 의문과는 달리 개별적인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모르지만,경험적인 치료에 있어서는 효과가 있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의학적 치료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지도 의문입니다. 의학에 있어서 치료 효과는 이론과 통계에 의해 검증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어떠한 치료효과를 검증하는 도구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통계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우연에 의한 통계의 왜곡을 피하기 위한 엄밀한 방법론이 또 있습니다.우연이나 위약 효과를 피하기 위해 이중맹검(Double Blind T) 실험법으로 실험을 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홍재경 선생님의 동양의학론에 대한 감상과 질문입니다.

홍재경 선생님은 동양의학은 동양철학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의학의 본령은, 서양의학이든 동양의학이든 인간의 질병을 치유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저로서는 어떤 치료법이 더 효과적인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의학이 의학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일차적 관심이 질병의 치유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로서는 치료효과가 문제가 될 것입니다. 동양의학적 관점이 인간의 질병 치유에 더 효과적이라면 당연히 동양의학적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며, 그 반대라면 서양의학적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며, 서로 보완적이라면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 홍재경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또 하나 홍재경 선생님은 동양의학이 황제내경에서 비롯하여 완정-완성된 체계라고 하셨는데 동양의학만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 할 수 있다는 뜻인지, 서양의학의 모든 방법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뜻인지 묻고 싶습니다. 완정된- 완성되었다는 뜻이라면 더 이상 다른 방법은 필요 없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그리고 서양의학의 잣대라는 말씀에 대해서 의견을 구합니다. 의학의 본령이 인간의 치유에 있다면 어떠한 잣대로 치유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지, 홍재경 선생님의 동양의학에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진료, 치료가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주역과 한의학과의 관계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로서는 주역을 갑골문 시대의 점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고형=高亨(1900-1986)의 주역 이해에 동의하는 입장) 이러한 입장에서 유가에서 선비의 몸가짐을 위한 책으로 유가 경전이 된 책이 어떻게 한의학과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술이부작에 대해 조금 더 보충하면 술이부작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공자는 "子曰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박석준 선생님은 동의보감에서 허준의 입장이 술이부작의 입장이라고 하였고 위에서 논어에 나오는 문맥대로 보아도 공자의 말 뜻은 옛것을 믿고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곧 이것이 후대 유가들의 입장이 되어 이른바 성현의 견해에 새로운 의견을 짓지 않음이 유가의 전통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 공자가 하룻 동안 생각하여도 옛 글 하나를 읽음보다 못하였다는 말에서도 보여지듯이 술이부작이 단순한 겸손의 표현이 아니라 고대를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고대의 성현의 저작에 새로운 의견을 말하지 않거나 벗어나지 않음이 술이부작의 뜻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저의 글에 대해 동과연 판 동의보감 번역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신 박석준 선생님이 동과연 게시판에 이 글 끝에 올리는 글과 같은 답변을 주셨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답변과 질문입니다. 과학의 정의에 대해 박석준 선생님은 "우리의 실천에 지침이 되는 원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에 따라 원리가 변할 수 있다는 뜻인지 묻고 싶습니다. 다시 말해 '과학적 의학'이라고 할 때 과학은 자연과학을 뜻하고 자연과학이란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이루어진 지식의 체계를 말합니다. 관찰-가설-실험-재현-이론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통해 입증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동양의학-한의학은 증명이 필요 없는 의학이라는 뜻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노채충의 모습에 대해서 박석준 선생님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형상이란 실제의 모습과 더불어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 그것의 기능, 거기에서 파생된 기(분위기), 바람직한 상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문은 남습니다. 과연 한의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노채충의 모습을 모두 쇠똥구리, 말총, 두꺼비, 고슴도치 모양으로 보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번 글에 대해 동과연의 홈페이지 주소에 대해서는 박석준 선생님이 동의보감에 있는 주소가 맞고 현재 준비중이라고 하였습니다. 이하는 박석준 선생님의 글입니다.

동과연 게시판의 박석준 선생님의 답변
 
먼저 저희 동의보감을 읽어주신데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오랜 기간 준비를 하였지만 막상 책이 나오고 보니 온통 상처 투성이의 미숙아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수정을 계속하고 있으며 2판에는 좀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서술의 문제라기 보다는 과학이라는 말의 정의에 대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지만 단순화하여 말하자면 과학에는 동서와 고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위 서양의 근대 과학적 기준만이 과학의 기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東'의 '古'에서도 과학이 있었고 '西'의 '古'에도 과학이 있었습니다. 그 '과학'이 '西'의 '今'의 과학이라는 기준에서는 과학이 아닐 수도 있지만 거꾸로의 경우도 성립됩니다. 그렇다면 과학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나옵니다. 저는 과학을 간단히 말하여 우리의 실천에 지침이 되는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실천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차이에 따라 그 원리는 달라집니다. 자연을 인간을 위한 대상으로 보고 살아가려는 사람과 자연 속에서 주객의 분리없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사람의 실천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자료실에 올릴 최종덕 교수의 논문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예로 든 '충'은 주에서도 다루었지만 한의학에서 말하는 형상이란 실제의 모습과 더불어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 그것의 기능, 거기에서 파생된 기(분위기), 바람직한 상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의학에서의 형상은 단순한 모양을 묘사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태음인을 소와 같다고 한 것은 태음인의 외모가 소의 모양과 비슷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지만 소의 성질이나 하는 일, 동작 등이 모두 포함된 비유입니다.

그리고 지적하신 홈 페이지 표기 문제는 eastmedience가 맞습니다. 이 말은 저희가 그냥 만들어 본 신조어로서 medicine과 science를 합한 말입니다. 원래대로 쓰자면 주소가 너무 길고 또 줄여서 해보니 이미 있는 주소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보았습니다. 당연히 사전에 없는 말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조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서양의 연구를 보면 서양에는 없는 개념을 표기하기 위해 다양한 조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같습니다. 아직 학문적 뒷받침은 없지만 그렇게 못쓸 일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http://www.eastmedience.com 이라는 주소로 홈 페이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의 프리챌 커뮤니티는 임시로 만든 것입니다. 홈 페이지가 변경되면 게시판을 통해 알리겠습니다.

동의보감에 보여주신 관심과 애정에 다시 깊이 감사드리며 저희 동과연은 귀하께서 질문해주신 문제들을 계속 심도있게 고민할 것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 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귀한 의견을 제시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희의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의학, 나아가 우리의 학문과 더 크게는 이 세계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10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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