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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의학] 한의학에 대한 스켑틱스의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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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mahlerian     Date : 07-09-28 01:33     Hit : 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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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님이 홍재경님이 쓰신 '한의학의 소갈병치료와 노벨의학상'이라는 글에 대해 반론을 하신 글입니다.
 
 
* * *
 
한의학에 대한 스켑틱스의 의문
 
 
'설탕이 저혈당의 원인인데도 저혈당에 설탕을 먹으라고 하는 의사들' 이라고 저혈당에 설탕을 처방하는 의사를 비난하는 이 글은 '녹색 평론' 2002년 9-10월 호에 "슈가 블루스"라는 책에 대하여 한의사 한 분이 서평을 하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당뇨병이나 저혈당의 원인, 치료에 대하여 다른 말이 없으므로 평가하기 곤란하지만, 이 말로만 평가한다면 한 마디로 말하면 " 환자를 죽일 한의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혈당 혼수에 빠진 환자를 흔히 접하는 의사로서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임상에서 흔히 보는 저혈당 으로 인한 혼수 환자는 대부분 만성 알코올 중독이나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하며,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게 되거나 뇌손상을 초래하는 지극히 위험한 응급질환입니다.

그리고 그 치료는 당분을 입으로 먹거나 수액주사로 당분을 보충해야 하는 것입니다. 의식에 혼란이 오거나 완전 혼수에 빠진 저혈당 환자에게 당분만 보충해도 거의 당분 보충과 동시에 의식이 깨끗하게 돌아오는 것은 흔히 경험하는 일이며, 많은 당뇨 환자들은 당부족이 와서 어지럽거나 힘이 없을 때 스스로 설탕이나 기타 당분을 섭취하라는 교육을 받고 실행하며, 이로 인해 수없이 많은 저혈당에 빠진 당뇨환자와 만성 알코올 중독환자 등이 생명을 건지고 있습니다.

의사나 한의사에게는 무지는 일반인의 무지와 달리 질병에 대한 무지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이는 곧 환자의 생명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현행 한국의 의료 관행으로 보아 생명이 위독한 저혈당 환자를 경험하지 못해 하는 말씀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의사로서는 그냥 보아 넘기기 어려운 위험한 발언입니다.

저혈당은 혼수 이상의 상태에서도 치료하지 않으면 며칠 내로 필연적으로 사망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참고로 저혈당은 당뇨병 환자가 당뇨치료를 하면서 식사를 하지 않아 발병하는 예도 많지만, 응급으로 위험한 저혈당은 당뇨병이 없어도 만성 알콜 중독환자에게 흔히 발병하는 질병입니다. 이와 같이 질병의 정확한 병태생리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의학적인 발언은 위험합니다.

이와는 별도로 하니리포터에 한의사이신 홍재경 선생님이 당뇨병에 대해 한의학적 관점을 설명하였습니다. 제가 제기한 한의학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는 것은 유감이지만 홍재경 선생님의 의견에도 스켑틱스, 즉 과학적 회의주의자, 그리고 의사로서 납득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어 반론을 제기 합니다.

1. 먼저 소갈병과 당뇨병은 서로 다른 병이거나 같이 취급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뇨병은 장기(organ)를 기준으로 볼 때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원인이 확립된 질병입니다. 즉 췌장의 문제입니다. 췌장을 제거하면 예외 없이 당뇨병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당뇨병은 췌장이 있어도 생길 수 있지만 없으면 필연적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아 당뇨병과 소갈병을 같이 취급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의학적으로 보아 당뇨병은 단순히 목마른 다른 병과 엄연히 다른 질병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2. 장기(organ)적인 관점에서 당뇨병은 췌장의 문제이지만 조직이나 세포수준에서는 의학에서도 여러 가지로 분류합니다.세세하게 분류하면 수없이 많겠지만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과 인슐린 비의존성으로 나눌 수 있고 치료방법도 다릅니다. 소아 당뇨, 비만으로 인한 당뇨, 선천성 당뇨, 수술 후 당뇨, 과다 섭취로 인한 당뇨 등으로 나누면 수 백, 수천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다고 당뇨가 아니며 이렇게 세세하게 분류할 때는 반드시 원인-결과에 부합하는 합리성이 있어야 개별적인 질환이나 세부 분류의 정당성을 인정받습니다. 당뇨병을 크게 인슐린 의존성과 비의존성으로 대별하는 이유는 원인과 치료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인과 치료에 차별성이 없는 분류는 의미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3.당뇨병의 치료는 식이요법이 가장 원천적인 치료입니다. 응급 당뇨질환이 아닌 한 식이요법으로 되지 않으면 운동요법을 추가하고 그 다음 경구 혈당 강하제, 그 다음 인슐린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침입니다. 물론 췌장 소도 이식이나 인슐린 펌프 등도 사용하지만 원리적으로는 인슐린 치료와 동일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25가지이든 천가지 만가지로 분류하든 당뇨는 결국은 인슐린과 인체조직의 인슐린 수용체의 문제입니다. 의사로서는 당연히 한의학적 분류에 대해 그 실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체질이 어떻든 간에 모든 당뇨환자는 인슐린 수용체가 정상이라면 인슐린에 반응하며, 췌장이 정상이고 인슐린 수용체가 정상인 사람은 일시적인 고혈당을 보일지언정, 절대로 당뇨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복잡한 분류가 필요한지 알고 싶습니다. 원인이 같고, 치료가 같다면 더 이상 세부 분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4. 과학적 검증을 부정하는 한의학계의 반론에 대해서는 저 또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과학적 검증이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입니다. 과학적 검증을 요구하는 저의 의문, 다시 말해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을 "획일적"이라고 하는 홍재경 선생님은 결국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면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뜻이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치료를 용인할 지 몰라도 의학에서는 치료 효과를 모르면서 하는 치료는 절대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홍재경 선생님의 주장이 결국은 치료효과를 모르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되며 의사로서는 소름끼치는 주장입니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당뇨병은 혈당치로 임상적으로 진단하며 확진은 인슐린과 인슐린 수용체의 이상여부가 확진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어떻게 당뇨를 진단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만약 혈당치나 인슐린, 인슐린 수용체의 문제가 아닌 목마른 환자는 소갈병으로 한의학적인 진단은 가능할지라도 당뇨병의 진단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러한 검사를 하지 않고 당뇨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이 있다면 가히 의사든, 한의사든, 누구든 노벨 의학상 감일 것입니다.

5. 효과를 검증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토론은 하나마나한 토론임에도 이렇게 길어진 것은 맹목적으로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을 과학적 절대주의자로 몰아 붙이는 한의학계의 몇몇 분들의 주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증명 없이는 믿지 않는다는 과학적 의학이 과학 절대주의라면 한의학은 증명이 없이도 믿어달라는 뜻입니다. 증명 없이도 믿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과연 누가 도그마를 주장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증명 없이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면 한의학은 도그마에 기초한 것에 불과합니다. 종교에서는 예수가 말했듯이 "보지 않고 믿는 자 복이 있도다." 할 수 있을 지 몰라도 " 보고서도 믿지 않는 자 현명 하도다."라고 생각하는 과학적 회의주의에 홍재경 선생님은 '획일적'이라는 누명을 덮어씌운 것에 불과하거나 과학적 회의주의에 대한 오해, 무지에 불과합니다.

과학적 회의주의는 눈으로 보고서도 의심합니다. 간단한 예로 지금 홍재경 선생님과 저 사이에는 만유인력이 작용합니다. 만유인력을 믿으시는지? 아무리 눈으로 보아도 어떠한 인력도 작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홍재경 선생님과 저 사이에도 만유인력이 작용한다고 과학은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홍재경 선생님께 묻는다면, 의학에 한정하여 치료효과를 '증명 없이는 믿지 않겠다.'는 태도가 과연 획일적인가요? 아니면 치료 효과에 대한 검증을 부정하고 치료효과를 믿어 달라는 홍재경 선생님이 획일적인가요?

6. 저의 생각으로는 모든 당뇨병을 완치할 가능성만 입증해도 가히 노벨 의학상 감입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다 시피 보고서도 믿지 않는, 증명에 의한 것이 아니면 믿지 않는 과학적 회의주의자로서는 홍재경 선생님의 당뇨병 완치 주장을 믿기 어렵습니다.

물론 의학적으로 가끔 당뇨병이 완치되기도 합니다.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의 예를 든다면 당뇨치료를 잘 할 경우, 손상된 췌장이 다시 회복되어 완치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전히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도 가능합니다. 홍재경 선생님은 당뇨병 완치를 주장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완치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알 수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효과를 검증하자는 주장을 과학절대주의, 획일적이라고 부정하는 홍재경 선생님께서는 환자가 치료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판정조차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완치를 했다고 주장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7.. 같은 질병의 양상, 즉 증상이나 징후가 천태만상이라고 하여도 홍재경 선생님이 주장하셨듯이 자연에는 법칙이 있습니다. 같은 질병이라면 통제된 조건에서는 같은 자연경과를 따른다는 것이 자연법칙을 믿는 사람의 합리적인 추론 일 것입니다.

같은 원인이라면 동일한 치료법이 자연의 법칙에 합당합니다. 복어알을 먹고 중독 되어 호흡마비가 일어난다면 숨만 쉬게 해주면 살아납니다. 한의학의 이론대로, 체질을 분류할 필요나, 치료법이 다를 이유가 없습니다. 복어알을 먹은 사람에게 한정한다면 체질 분류를 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어리석은 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물론 의학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복어알을 먹고 호흡마비가 오고 치료 도중에 폐렴이 오면 폐렴 치료도 하게 됩니다. 아이와 어른의 치료가 다르고 비만한 사람이나 마른 사람이 같은 질병이라도 치료가 약간은 다른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기본 치료 원리는 동일합니다. 같은 질병임에도 기본 치료 원리가 달라질 수 있다면 의학은 존재 할 수도 없고, 존재할 필요도 없습니다.

8. 대부분의 과학이나, 과학적 검증, 과학적 회의주의에 대한 비판은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번 토론을 통해 알게 된 저로서도 홍재경 선생님의 과학과 의학에 대한 비판도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봅니다.

먼저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소모적인 논쟁을 줄일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다시 증명 없이는 믿지 않는 과학적 회의주의의 기본 명제에 대해 한의학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의학은 증거 없이도 치료 효과를 주장하는가? 증거가 있어야 치료 효과를 주장한다면, 어떻게 증거를 대는가?를 다시 물어 보는 바입니다.

9. 심한 당뇨병이 아니고 당뇨성 혼수에 빠지지 않는 보통의 당뇨병은 겉으로 보기에는 치료하지 않아도 멀쩡해도 10년 정도 지나면 많은 합병증, 즉 실명, 고혈압, 신부전등에 빠지게 하는 만성 병입니다. 치료하면 거의 정상으로 살아가지만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너무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러한 무서운 병에 대해 너무나 쉽게 완치를 장담하는 홍재경 선생님의 주장에는 저로서는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한의학에 대한 불신만 더 하게 됩니다. 가능하면 증거로 주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10. 단순할수록 옳은 설명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저의 의문은 단순합니다.한의학은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가? 입니다. 과학적 검증이든 아니든 관계 없습니다. 이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은 더 단순 할것 같습니다. 있다, 없다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야 다음 질문으로 넘어 갈수 있습니다. 있다면 어떻게 효과를 증명하는가 입니다. 과학적 검증이란 말은 게시판에 독자께서 말씀하셨듯이 말은 거창해 보이지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자는 뜻에 불과합니다.

 
 
(2002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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