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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한의학] 왜 다시 동양의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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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mahlerian     Date : 07-09-28 00:10     Hit : 6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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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님의 비판에 대한 어느 한의사의 반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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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한의학.中-중의학.日-한방의학

'왜 다시금 동양의학(Traditional Oriental Medicine)인가?'
 
우리나라에서 한의학(韓醫學.북한에서는 高麗醫學)이라 부르는 것을 중국에서는 중의학(中醫學)이라 부르고, 일본에서는 한방의학(漢方醫學)이라고 부른다.

이 동양3국의 전통의학이 제 각각의 환경,지리적 특색이나 의식주 등의 생활습관과 서로 다른 역사 배경하에 발전해 왔으나 오랜 세월동안 서로영향을 끼치며 지내왔고 그 뿌리는 똑같이 황제내경<黃帝內經>이라는 한 권의 의학고전(醫學古典)이다.

가장 짧게 잡아도 3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 동방의학(東方醫學)의 뿌리를 다시 더듬어 가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을 원리로 삼는 고대로부터의 우주적 철학(哲學)에 가까워지고 처음으로 그 체계화가 이루어진 주역<周易>이라는 또 하나의 동양 최고(最高)의 고전(古典)에 닿게 된다.

즉 동양의학이란 동양철학과 불가분의 관계인 고로 거시적이며 포괄적이고, 동양철학의 우주적 원리를 그대로 소우주인 인체(人體)에 적용시킨 독특하면서도 이미 완정(完整)한 의학체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고대의 뛰어난 의가(醫家)들은 모두 "주역<周易>을 모르고는 의(醫)를 논하지 말라" 고 강조했다.

서양의학과는 그 근본을 달리할 뿐 아니라 질병의 예방(豫防), 진단(診斷), 치병(治病), 병후관리(病後管理)의 방법을 달리하며 서양의학(西洋醫學)의 영역에는 존재하지 않는 양생의학(養生醫學)을 포함하는 이 동양의학의 형성과 운용의 근거는 바로 기(氣)이다.

이 '기(氣)' 는 혈(血)을 동반하며 '정(精)', '신(神)'과 함께 사람(人)이 되는데 이 기(氣)의 인체내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곧 질병이며 침(針), 약(藥), 뜸(灸),기공(氣功), 추나(推拿), 부황(火罐) 이라는 것들은 이 기(氣)를 의학적으로 운용하여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는 도구이며 방법인 것이다.

그 이론은 추상적이 면서도 구체적이고, 모호한 듯 하면서도 물(水)이나 불(火)의 존재와도 같이 명백히 존재하며, 결코 미신적 인 것도 아니고 신비한 것도 아니다. 그 적용의 범위는 우주적(宇宙的) 광대함으로부터 작은 생물의 체세포(體細胞)에 이르기까지 치밀하며 체계적, 과학적이다.

사실 여기 '과학적(科學的)' 이란 표현은 그리 적합한 것이 아니다. '과학적' 이란 표현을 동양의학적으로 적용하고자 한다면 '자연의 도(道)`와 '생명의 이치(理致)`에 부합한다는 의미의 '도리(道理)`라는 표현이라고나 할까? 지금 일반적으로 사용 되고있는 의미의 '과학`이라는 말과는 구별되는 표현이 쓰여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평소 생각이다.

동양의학은 처음부터 '사람은 자연과 불가분의 존재이고, 자연의 질서 에 순응하여 살아야 하는 생명체이며, 병이 있으면 그것을 고칠 수 있는 약(藥)과 방법 또한 자연 속의 물질이나 생명체 자신의 내부에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성립된 의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사란 그러한 '도(道)`와 '이치(理致)`를 배워 깨닫고, 또한 순응하여 약과 방법을 적용해 인체의 질병 치료라는 임상에 활용하는 사람일뿐인 것이다.

지금까지 동양의학은 그 과학(科學) 이라는 낱말에 주눅이 들어서 자신의 방법론과 존재 근거조차 폐기해 버리고 "과학적 방법"으로 자신을 증명하고자 애를 써 왔다. 그것이 한국의 한의학, 중국의 중의학, 일본의 한방의학이 서양문명과 만나면 서부터 걸어온 지금까지 1500여 년 간의 부끄러운 동양의학의 역사이다.

그래야만 동양의학은 존재의의가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동양의학의 정체 내지는 쇠퇴이며, 자신을 지칭하는 용어마저도 한의학(韓醫學), 중의학(中醫學), 한방의학(漢方醫學)등으로 변방 적인 명칭을 갖게 되었고, 변방의학의 취급을 받게 되었으며, 수 천년의 역사와 그동안의 업적마저 부정당한 채 그 본래의 주류 의학의 자리를 뺏기고, 서양의학만이 진정한 주류의학인양 '의학(醫學)'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런 가치관의 혼돈, 내지 전도는 비단 의학분야에서 만은 아니고 동양의학 자신만의 탓도 아니기는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 면서 동양의학은 자신의 땅에서 위축되고, 유구한 역사 속에서 자신이 병마로부터 지켜 준 사람들에게서 마저 천대받고 오히려 미신시, 이단시되는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필자가 중국 광주중의약대학(廣州中醫藥大學) 에서 석사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단계인 논문심사 때에 논문의 내용중의 일부를 심사위원들에게 설명할 필요에 의해 평소의 본인이 지녀왔던 바인 위의 소신을 다음 과 같이 피력한 적이 있었다.

"황제내경<黃帝內徑>을 그 시원(始原)으로 하는 동양의학은 위대하다. 그런데 그 나름의 독자적인 뿌리와 체계와 발전동력까지도 지닌 동양의학이 서양의 과학 기술적 해석과 증명을 통해서 그 가치를 증명 받으려는 현금의 절실한 시도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결코 찬성하지 않고 그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과학(科學)이라는 말이 동양적 개념의 '자연의 도(道)`와 '생명의 이치(理致)'를 뜻하는 '도리(道理)'란 뜻이 아니고, 일반 적 개념인 그대로의 '자연과학(自然科學)' 이라는 의미라면, 설사 동양의학의 서양 과학 기술적 증명이나 해석이 성공하더라도, 이미 수 천년동안 반복 활용되어 수없이 많은 생명을 구하고, 질병을 다스려온 업적이 누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임상에서 응용되며, 살아 움직이는 이론이나 가설들을 그 많은 인력, 시간, 노력, 자원을 들여서 다시 증명했다는 그 무엇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동양의학은 동양의학 자신의 방법으로 증명되고 해석되어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 길은 이미 수많은 선현(先賢)들에 의해 제시되고, 시도되고 실천되어 왔다. 지금이 라도 그것을 새로이 찾고 이어가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인력, 시간, 자원, 노력을 들 여서 할 가치가 있는 일이며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 최선의 길은 한마디로 지금부터라도 '동양의학의 이론으로 동양의학을 증명하고, 동양의학의 경전으로 동양의학의 경전을 해석(要用東方醫學理論來 證明東方醫學, 讓經典來 解釋經典.)' 하는 일이다" 라는 어설픈 내용이었다.

그 때 다섯 분의 심사위원 중에 논문심사를 위해 시안(西安)으로부터 초빙되어 오신 백발의 노 교수 한 분만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셨었고 그 상황이 바로 동양의학의 위기적 위상이라고 필자는 생각했었다.
 
지금은 서양의학 쪽에서도 동양의학 이론의 임상상의 효용성이나 사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데, 그들이 먼저 동양의학의 유구한 뿌리와 그 독자성을 인정 내지는 전제하고 나서, 그 엄청난 노력과 돈의 절반만이라도 들 여서 동양의학 자체의 도리(道理)를 사유방법으로 삼아 그 완정(完整)성을 '이해` 하고자 한다면 동양의학은 머지않아 비약의 발전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학 이론의 그 무진장의 보고(寶庫)는 실로 대(代)를 이어서 공부 하더라도 수대를 이어서 해야 할 만큼 방대하고, 임상상 응용의 변화 또한 천변만변 변화무쌍 하지만 그 이해를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정도만으로도 서툰 의사노릇을 할 수는 있으면 중단하고 말 것이 대부분의 인지상정기도 하며, 앞서 말했듯 동양의학 이론은 그 자체가 이미 완정(完整)된 체계이기 때문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진보를 지향하는 연구라는 것 마져도 수많은 선현들이 걸어간 발자취 더듬기거나, 이미 완정(完整)된 동양의학 체계이해를 위한 노정 중 하나에 불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명사적 필연이든 서양의학의 한계로 인해서 이든 지금 서양은 의학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동양적 가치들에 눈 돌리기 시작했지만, 그것을 자신의 잣대와 방법으로 평가하고 탐구하려드는 버릇은 고치지 못했다.

그래서는 결코 진정한 동양적 가치를 발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들이 깨닫고, 겸손해질 때만 그들은 동양적 가치를 발견 할 수 있는 눈을 얻게 될 것이며, 동양의학의 진수를 맛보고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 때에 비로소 동양의학은 인류의 건강과 하나됨 에 또한 이바지하는 '의학 이상의 의학(醫學 以上의 醫學)'이 될 것이다.

 
(2002년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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