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른 의견 없이 자료 링크만 올려도 괜찮나요?
FTA와 노동 I : 미국이 체결한 FTA의 노동 장(章) 비교
자유무역협정(FTA)과 노동 II: FTA(NAFTA) 전후 미국 노동시장
자유무역협정(FTA)과 노동 III : 자유무역과 캐나다 노동시장의 변화
자유무역협정(FTA)과 노동 IV : NAFTA 전후 멕시코의 노동시장
김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요즈음의 자유무역협정(FTA)은 1980년대와는 달리 무역자유화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 영역에 대한 투자자유화 협정을 포함한다. 미국은 자유무역협정이나 양자간
투자협정을 통해 자국의 해외투자 진흥뿐만 아니라 상대국에 시장지향적 정책 도
입을 촉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미국과의 FTA는 미국식 경제체제 표준을 어
느 정도 수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로 인해 다른 국가와의 FTA와는 달리 미국
과의 FTA는 본질적으로 국내 이해당사자들간에 논쟁적을 부추기고 국내 이해관계
자들 사이의 이해 조정이라는 새로운 이슈가 첨가된다.
그러나 아직 한∙미 FTA는 물론이고,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FTA에 의해
어떠한 결정요인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해당 국가의 근로조건이나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명확한 연구 결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5월호의‘기
획특집 : NAFTA’에 이어 이번 호까지 4회에 걸쳐 소개되는‘자유무역협정(FTA)과
노동’에 관한 기획연재를 통해,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
와 체결한 FTA에서 노동기준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다루어졌는지 살펴보도록 한
다. 연재의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서는 NAFTA 체결 후 멕시코의 노동시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이상에서 논한 바와 같이 멕시코의 노동시장은 NAFTA 이후 산업별∙지역별로 다양한 궤적으로
보여왔다. 중간재 수입에 의거한 수출산업의 번성은 오히려 구조적으로 만성 무역적자와 비수출산
업의 도태를 불러옴으로써 비수출제조업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
정의 실패에 따른 농촌의 경쟁력 약화는 농업인구를 격감시키고 이농민의 비공식부문 전환을 가속
화시켰다. 멕시코 제조업의 생산성은 NAFTA 이후 지속적으로 향상되었으나 실질임금은 개선되지
못하였다.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는 NAFTA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경제 활력이 북부지역으로
집중됨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는 멕시코의 특수한 여건하에서 발생한 결과들이다. 즉, 마킬라도라라는 조립가공산업에의 제
조업 집중, 미국 시장에 대한 절대적인 무역의존, 저임노동력에 기초한 취약한 국제경쟁력, 토지소유
제도를 비롯한 농정의 실패, 노동력의 공급과잉, 미국과의 접경 등이 그것들이다. 멕시코가 이같은
노동시장의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자체 기술을 발전시
키고 전기, 에너지, 통신 등 인프라를 개선시킴으로써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현재 멕시코의 R&D 수준은 우리나라(GDP 대비 2.59%)의 1/6에도 못미치는 0.39%에 불과
하다. 공공부문의 R&D 수준이 낮은 이유가 잦은 경제위기를 겪은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 의지 때문
이라면, 민간부문은 오랜 정부의 보호 관행 때문에 R&D 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또한 인프라부문
의 개혁은 기득권 독점기업들의 저항과 정치권의 기회주의적 행태로 장기간 정체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멕시코의 독특한 여건과는 차이가 많지만, 미국과의 FTA를 추진하고 있는 이 시점에
서 멕시코 사례로부터, 끊임없는 성장동력 창출, 실현가능한 농업정책 비전, 지속적인 구조개혁 추진
의 중요성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