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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한의학] 전통의학을 바라보는 오류와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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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mahlerian     Date : 07-09-28 01:35     Hit : 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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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동님의 한의학 옹호 글입니다.
 
 
* * *
 
 
 
*소모적인 논쟁.."과학적 검증이란 옳음의 증명이다"

만약 과학적 검증이 표현대로라면 모든 이론은 과학적이다. 신학이란 것도 결국은 하나님의 창조섭리가 진리임을 증명하는 논리의 체계이고, 또 모든 주장은 다 자기가 옳다는 증거를 나름대로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단순한 표현과 달리 여기에서 과학적 검증이란 이중맹검, 유효샘플추출, 통계 등의 서양의학적 방법을 말한다. 한의학도 이런 과학적 검증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되는 부분도 있고, 아직은 가능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가능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적 방법론 이전부터 존재해온 한의학의 특성과 함께 지난번 글을 통하여 설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논쟁이 소모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그 다름을 이해하기보다 동일한 질문을 계속 제기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은 "한의학이 과학을 알아!"라는 의문문 형태의 주장이다.

* 전통과 현대의 갈등
<전통의학을 논의하는 데 있어 우리의 시야를 가로막는 몇가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통의학을 서구과학의 잣대로 판단하려는 이른바 '과학적' 태도이다. 이를 취하면 서구과학의 입맛에 맞는 통의학을 선별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전통의학은 과학보다 문화의 눈으로 이해할 때 그 진가를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일정한 지식체계를 갖지 않으면 의학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 때문에, 서양의학처럼 체계화되지 않은 전통의학을 제대로 된 의학으로 간주하지 않는 오류도 발생한다.

오류 못지않게 전통의학을 이해하는 데는 유혹도 따른다. 서양의학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통의학의 보고를 뒤적이다보면, 전통의학의 주술적 힘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게 된다. 특히 서양의학의 무력함이 입증된 질병들이 전통의학으로 치유된 예들을 접하면 마치 전통의학의 전면적인 승리인 양 를 일반화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이런 유혹은 아마도 우리처럼 서양의학 앞에서 전통의학이 무장해제당한 쓰라린 역사적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종찬-아주의대교수, '새로운 의학 새로운 삶'중에서 85쪽)

이종찬은 홉스봄의 설명을 빌어 서양의학이 전통의학보다 과학적으로 우수하기보다는 서구열강의 제국주의적 침략과정에서 수용 또는 이식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이식이라 함은 제국들이 물리적 강압을 통해서 전통의학을 말살시켰다는 뜻이며, 수용은 의료 선교나 여타의 문화적 동의를 거쳐 제3세계가 서양의학을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p.82)

서양의학은 또한 푸꼬가 말한바대로, 식민지배를 강화하는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몸과 정신을 이원론적으로 파악하는 서양의학의 권력에 의해 피식민지 사람들은 자신들의 몸이 자기로부터 소외되는 타자화의 역사적 경험을 겪게 되었다.(p.83)

이종찬은 1970년대부터 변화가 왔다고 한다. 1970년대는 서구사회에서 서양의학 패러다임의 한계와 보건의료의 위기가 표면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3세계에서는 본격적으로 전통의학이 복원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후발국에서는 이종찬이 위에서 서술한대로 전통을 바라보는 '오류와 유혹'사이에서 '현대'와 심한 갈등을 겪게된다. 현대성의 입장에서 전근대적인 것은 하루 빨리 극복해야 될 낡은 것으로 보는 극단과 전통적 입장에서 우리의 것은 '뭐든지' 좋은 법이여라는 극단이 다투기 마련이다.

식민지 경험의 국가가 전통과 현대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을 때, 현대성의 발상지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서구에서의 이성과 과학에 대한 반성
근대적 학문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적 이성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이성에 대한 신뢰는 칸트를 거쳐 헤겔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후 우리가 보게되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 이름으로 총칭되는 이성의 자명성에 대한 회의, 이성적 주체의 해체, 이성의 독단과 폭력에 대한 반성이다.

데카르트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여 물질만을 과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당시 신학의 절대적 지배에서 학문을 독립시키려는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이후 과학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객관적 법칙의 규명 등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며 확실한 지식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여기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관찰행위자체가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양자역학의 발견은 주체와 무관한 객관성에 의문을 가지게 하였다. 이후 과학지식조차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사회구성주의마저 대두된다.

사회구성주의란 과학적 사실들이 유연성을 지니며 자연이 제시한 증거들은 동시에 여러 개의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에 학이론을 둘러싼 논쟁은 관찰 혹은 실험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수 없고, 논쟁의 종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회적 이해관계라고 보는 입장이다.

영국의 과학철학가 노우드 러셀핸슨은 "본다는 것은 안구운동 이상의 행위이다."라며 관찰이 이론과 상관없이 객관적이라는 논리실증주의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관찰이 오히려 이론에 의존적이라고 주장한다. 독일의 과학철학자 파울파이어아벤트는 "과학이 고대 신화나 점성술.종교와 같은 다른 지식 분야에 대해 지적인 우월성이나 권위를 지니지 않는다고 본다."라고 주장함으로서 과학적 지식의 보편적 합리성을 거부하기에 까지 이른다.

과학의 보편성을 거부하며 다양한 형태의 진리를 인정하는 과학적 상대주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근대적 이성과 과학의 탄생지 서구에서는 이에 대한 치열한 반성적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서구에서 '다름'의 수용
중국의 청나라에서 성리학에 대한 반성이 있을 때, 이의 수입국 조선에서는 사문난적을 처단했었다. 수입국가는 원칙을 더욱 엄격하게 고수하기 마련이다.

이종찬은 티벳의 장의학은 서양의학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인도의 아유르베다는 대체의학의 한 갈래로서 각광받고 있으며, 중의학은 이미 서구사회에 광범하게 알려져 제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의사의 50% 이상이 대체의학적 치료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의사의 40%가 동종요법을, 독일의사의 70% 이상이 통증 치료에 침을 사용한다는 통계도 제시되어 있다.(p.56)

*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만남
전세일(연대의대 교수)은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비교하며 기본적 개념이 달라 접목이 쉽지 않지만 동서한의학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한의학의 수용과 연구가 훨씬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며 이러한 의학선진국에 발맞추기 위해서도, 또 이론적 배경이 다른 한의학에서 많은 연구발상을 이끌어 낼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장점을 접목하여 새로운 한국의학을 창출한다면, 미래의학으로서 세계의학을 주도해 나갈수 있다고 말한다.(p.120)

역사가 다른 한의학은 서양의학과 달리 과학적 의학이 아니다. 한의학은 과학적이지 않기에 나름의 장점을 유지해 올수 있었고, 그래서 과학화는 과제일지인정 결함은 아닌 것이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만남이 그 어느때보다 요청되는 이때에 오로지 서양의학의 폐해만을 따지는 것이나, 한의학의 과학성만을 추궁하는 것은 소모적일 수 밖에 없다.

 
(2002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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