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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민주당 전대, 정족수 확인했으면 무조건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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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파비안느     Date : 11-12-12 08:07     Hit : 4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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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가 파행을 거듭했다. 물리적 폭력 사태는 충분히 예견되었던 바이나, 그 선을 넘어서 법적 논쟁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논란의 발단은 의결정족수였다.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전체 대의원 1만562명 중 55% 가량인 5820명이 입장했지만 실제 투표에는 전체 대의원 수의 48% 가량인 5067명이 참여해 의결정족수(재적 대의원의 과반수)가 채워졌는지에 대한 이견이 발생했다.

민주당 통합파는 전당대회장에 입장한 5820명을 기준으로 의결정족수인 5281명을 넘어섰다 주장한 반면, 통합 반대파는 투표 참여인원인 5067명을 기준으로 정족수 미달이라 반박했다. 결국 민주당 지도부는 당무위원회를 소집하여, 의결정족수를 충족했다는 결론을 내리며, 통합을 가결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안건 하나 의결할 때마다 재석 확인

민주당의 경우 당무위원회에서 당헌 당규의 해석 권한을 갖도록 규정되어있다. 그러므로 당헌당규 상의 의결정족수에 대한 이견이 있을 때, 당무회의에서 결론을 내린 것은 타당하다. 문제는 어차피 통합으로 기울어진 당 지도부가 중심이 된 당무회의가 제대로 된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민주당 당헌 107조 ②는 “각급 회의는 당헌과 당규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재적구성원 3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재적구성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구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로 규정되어있다.

이러한 규정은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의 당헌과도 별 차이가 없다. 즉 '과반 출석' 부분은 각 정당의 특성 상 다르게 해석될 것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법적으로 합의된 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의 전당대회의 진행 상황을 보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경우 안건 하나 의결할 때마다 반드시 재석 인원수를 확인한다. 즉 한 번의 전당대회 때 다섯 건의 안건이 있다면, 의결 하나 할 때마다 재석을 확인하여 안건을 통과시킨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는 잠실체육관에 입장할 때의 출석 확인 이외에 그 어떤 의결에도 재석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통합의결안 이외에도 한미FTA 비준안 무효 등 다른 안건 등도 있었다.

당헌 당규의 원칙으로 따지자면, 민주당은 재적구성원 1만 562명 중 3분의 1 이상이 잠실체육관에 입장했을 때, 전당대회 개회를 선언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개회를 선언한 뒤, 한미FTA 비준안 무효 선언 등 안건을 의결할 때마다 재적 과반수 확인을 했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적구성원의 과반인 5천 281명을 넘기고 나서야 개회를 선언했고, 그 뒤로는 일체 재석을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통합안 의결 직전 재석 확인했으면, 정족수 미달되었을 것

그렇게 개회가 선언되고, 어차피 찬반 의결을 하지 않은 다른 안건을 진행한 이후, 가장 중요한 통합안 의결에 대한 찬반 투표를 강행했다. 이미 잠실체육관에 입장한 5820명이 그대로 현장에 남아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중 700명 정도만 집으로 돌아갔다면 의결정족수가 미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재석확인 없이 표결을 밀어붙였고, 결국 표결에 참여한 인원은 의결정족수인 5281명에 미달한 5067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만약 민주당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철저하게 지키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처럼 통합안 의결직전 재적을 확인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재석 확인 순간 통합안 반대파들 중 700명만 빠져나가면,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위험성 때문에 재적 확인을 하지 않고, 표결을 강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결국 통합 반대파들이 표결에 불참하였던 것이다. 한마디로 의결정족수 미달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다.

대법원, “의결정족수의 기준은 총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원 아니다”

통합안 찬성파들은 표결에 불참한 인원을 기권표로 처리하여 의결정족수를 채웠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통합을 이미 기정사실화한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당무위원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반대파들은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투표에 참여한 인원만 의결정족수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통합 반대파들이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2010년 5월 13일 신반포 1차 재건축조합이 서초구청을 대상으로 낸 소송 건이다. 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의결정족수의 기준이 되는 출석 조합원은 총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결의 당시 회의장에 남아 있던 조합원만 의미한다”며 “회의 도중 스스로 퇴장한 조합원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결의 주요 근거는 표결 직전의 재석 확인 여부였다. 실제로 이런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법무법인 을지의 차흥권 대표변호사는 “앞으로 조합들은 총회에서 표결 직전에 다시 한 번 성원을 확인하는 등 정족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즉, 대법원 판례로 보자면, 당의 존속을 가리는 중차대한 통합안 의결을 하기 전에 민주당 지도부가 재석 확인을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심각한 불법성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물론 재석 확인을 하는 순간, 통합 반대파 대의원들 대다수가 회의장에서 퇴장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결정족수가 미달되었을 것이다. 투표를 한 5067명 중 4427명이 통합에 찬성했고 640명이 반대했다. 만약 재석 확인을 했다면 반대표를 던진 640명까지도 퇴장하며, 의결정족수에 한참 모자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통합파의 주장대로 잠실체육관에 입장한 5820명을 재적수로 본다면, 일단 입장한 뒤, 다른 안건 통과시킨 후에 모두 퇴장하여 약 10명만 남았을 때, 이론적으로는 그 10명이 당 해체에 투표해도 의결이 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추론이 성립한다.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 모든 총회에서 안건 하나 의결할 때마다 재석 인원을 확인하는 이유이다.

개혁당 팔아먹다 선관위로부터 무효 판결 받은 유시민 사례

민주당 사수파는 바로 이런 점을 근거로 전당대회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법적인 문제로 당 해체가 무효가 된 사례가 있다. 바로 창당 기술자 유시민이 개혁국민정당을 열린우리당에 합당시키려 당헌 당규를 어겼다가 선관위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아 실패한 것. 당시 유시민은 구체적인 합당안을 올리지 않고 애매한 신당참여안을 올려 온라인 투표로 가결했으나 선관위에서는 이를 무효화했다. 결국 유시민은 개혁당 해체에 실패한 뒤, 탈당하여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하는 절차를 밟았다.

유시민의 사례로 보자면, 민주당 사수파 당원들이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을 때, 법적인 판단에 따라 무효 판정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야권통합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런 법적인 위험성 때문에 야권통합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서둘러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지도부 등을 선출한 뒤, 무효 판결을 받게 되면 겉잡을 없는 사태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통합의 상대자인 혁신과통합에서도 법적인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한 뒤, 통합을 추진하자고 민주당 지도부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만 내다팔면 대권후보 될 수 있다고 착각한 손학규의 비극

법적 판단과 별개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최근 들어 최악의 현장이었다. 애초에 이해찬 등 민주당 탈당세력과 대등한 관계로 통합한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당 대의원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사실 상 대권 주자에서 탈락했음에도, 본인들 스스로만 이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민주당만 내다 팔면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는 환각에 빠진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등 민주당 지도부의 욕심 탓이다.

결국 당 지도부의 대권욕으로 인해 애꿎은 민주당의 평범한 대의원과 당원들만 전 국민들 앞에서 정치 폭력배로 낙인찍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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