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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워치> 130호 (PDF 전문)
  중국 역대왕조들이 망한 공통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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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 갈천     Date : 11-11-16 22:05     Hit : 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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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hinker님과 산마로님에게 권하는 글입니다. 김필년의 <시련과적응> 8장 1절. 체제자체의 모순과 중국적 흥망론에서 발췌했습니다.
 
중국 역대왕조가 망한 이유는 인구팽창과 관료의 부패를 원인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사건들이 악순환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평화로 인한 인구증가 > 가난한 한계 농민들이 세금납부가 어려워 매각한 농지를 관료들이 매집 > 세금면제받는 관료들의 소유농지 증가로 세수감소 > 세수감소를 다른 일반 농민들에게 전가, 세율인상 > 국가의 세수 부족으로 저수지, 운하들에 대한 보수가 부실해지고 홍수 자연재해 빈발로 농지유실 > 악순환 가속 > 민란 > 멸망

 

발췌인용. 시련과 적응.

 

8장 1절. 체제자체의 모순과 중국적 흥망론.
관료의 부패와 왕조의 멸망 / 기본체제에 대한 신뢰 / 중국의 고금흥폐론과 멜더스의 덫
 
유학자들, 과거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신분이 주어지고 상응하는 예우를 했다. 관리가 일반 서민과 다른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고 과거에 합격한다는 것은 명예 뿐 아니라 부귀영화를 누리는 특권을 획득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전통중국인의 의식속에는 관리가 정상적인 급료외에 선물(뇌물) 같은 형식을 통해 부유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는 않지만 결코 비정상적은 것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황제가 관료집단이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지 않는 한, 관료가 지위를 보유하고 재산을 축적할 수 있는 한, 양자의 공조는 (서로 간섭하지 않고) 무난히 이루어 졌다.
그러나 관료의 부패는 결국 왕조의 조속한 멸망으로 이어졌다. 서구의 근대에서도 관료의 부패는 있었지만 날로 생산력이 증가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관료의 부패가 국가를 극단적인 파국으로 몰고가지는 못했다.
전통 중국에서는 사람이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문의 한 구성원으로 존재했다. 따라서 과거에 합격한다는 것은 개인의 영광만이 아니라 가문전체의 영예와 재산의 축적, 행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과거가 전통 중국에서 차지하는 권위는 대단한 것이었다. 학문을 통한 교양의 성취와 진리탐구, 지배계급으로서 백성을 보살피는 지위의 획득, 품위있고 풍요로운 생활. 과거의 합격은 바로 이 모든 것들이 개인뿐 아니라 그 가문 차원에서 실현될 수 있는 가장 명백한 징표였고 과거의 통과단계는 곧 가문의 품격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었다. 그러므로 중국인들의 과거에 대한 집착은 굉장했다. 과거에 합격하는 것은 과거를 준비할 여건이 되는 모든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소망이었으며, 응시할 조건이 되지 못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후손만은 과거에 합격하여 가문을 빛내 줄 것을 기대했다. 과거제도는 원칙적으로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백성에게 개방되어 있었고 서양과 달리 중국은 제지술,인쇄술의 발달로 싼 값에 책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서민이라 할지라도 재능만 있다면 과거에 합격할 수 있었다. 중국역사상 위대한 인물중에는 극도의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여 과거에 합격한 인물들이 적지 않았고,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과거란 아무리 재능있는 자라고 할지라도 수년을 공부해야만 비로소 합격할 수 있는 것이어서 대다수의 과거 응시자 및 합격자는 시험 준비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수있는 가문 출신이었다. 일단 권력과 재산축적의 맛을 알고 다른 관료 가문과의 경쟁속에서 가문의 세력을 계속하려는 의지는 비합법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아들이나 조카등 집안의 유망한 청년들에게 과거준비를 위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거나 확충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우리는 전통중국의 관료들이 많은 토지를 소유하려 했던 욕구를 이해할 수 있다. 토지는 부의 가장 주요한 원천이요 모든 사람이 원하는 바이지만, 특히 관료는 특권을 이용하여 토지를 쉽게 획득할 수 있었고 이것을 가문의 세력을 계속유지할 기반으로 삼았던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한,위진 남북조 시대의 귀족과 호족 그리고 송왕조 이후 관료들의 토지겸병이 왕조멸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의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왕조의 후반기에 이르면 오랜 평화기에 뒤따르는
①인구증가로 인해 농민들은 부족한 토지와 궁핍한 생활에 시달리게 되고 그들의 담세력 역시 한계점에 도달한다. 반면에 대토지를 소유한 대가문이나 관료들은 자신의 특권을 이용하여 정부의 과세를 피할 수 있다.
②많은 농민들은 징세를 피해 이들 대토지 소유자에게 토지와 함께 자신의 가족을 기탁하여 그들의 半예속인으로서 생활하게 된다.
③토지를 소유한 관료는 더욱 부유해 지는 반면 국가는 세원이 줄어들고 이것은 농민에게 더욱 무리한 세금징수로 이어지며 견디다 못한 다음 농민들도 자신과 가족을 의탁할 유력자를 찾게된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농촌은 피폐하고 국가재정은 궁핍하게 되어 마침내 왕조의 생명은 끝나게 된다.
 
전통체제에 대한 신뢰.
 
이런한 일은 중국역사상 반복되는 현상이었으므로 중국인들은 서구의 근대화과정 처럼 그들의 전통 체제와 정치철학에 대해 회의하고 새로운 제도와 사상을 모색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른 고급문명과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중국인들로서는 새로운 것을 모색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서양의 자본주의일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서양의 근대화란 위에서 논한 바와 같이 서구에서만 일어난 독특하고 우연한 전체적 권력간 경쟁관계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관료가 쉽게 부패하고 그것이 결국 통치기능의 마비를 초래하더라도, 그 원인을 제도와 그 제도를 정당화하는 사상에서 찾지 않고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에게서 찾았다. 설사 제도에서 문제점을 찾더라도 제도의 일부에 그쳤지 통치체제 자체의 존폐와는 상관이 없었다.
이러한 착각을 하게된 데는 결코 원인이 없지 않았다. 우선 우리는 중국의 관료주의가 매우 효율적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관료주의는 탐욕스러운 관료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정당화하기도 했지만 중국 전체를 무리없이 통치하여 질서를 유지라는데 기여했고 중국대륙이 무장들의 각축장으로 되는 것을 방지했다. 또 중국의 많은 관료들이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는 했지만 서구 봉건귀족들이 무사적 만용으로 주민들을 억압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개명되고 인간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상당수의 관료들이 유교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는 것 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사회에서는 드물게 개방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던 중국의 과료선발제도가 전통적 기본틀에 대한 신뢰를 두텁게 했다. 어떤 중국 연구가들은 과거제의 개방성과 공정성으로 인한 사회계층간의 유동성은 현대 산업사회의 민주국가에 못지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유교의 덕치주의 이상은 황제들에게 하늘의 뜻에 따르는 합당한 통치를 하도록 이끌었으며 많은 유학자,관료들이 성왕의 도와 공맹의 가르침을 실현하기 위해서 황제에게 죽음을 무릅쓰고 직간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도록 가르치는데 성공했다. 하늘의 뜻을 펼치는 군왕과 이를 도운 현명한 신하들 그리고 목숨조차 과거 이상적 통치를 현세에 실현시키고자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는 유학자, 그리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전파하는 일상체제. 이 모든 것이 유교의 체제를 한갖 전설과 이상에 그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유교 특히 신유교는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침으로써 유교적 이상정치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믿음을 중국인에게 심어 주었는데
이로써 <인간의 불완전함과 이기적인 행동이 비정상적인 것이고, 성인군자의 덕정과 인치가 오히려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정치가 어지러워지고 관료가 부패한 시기라 할지라도 중국대륙의 어느곳에서도, 중국인의 그 누구도 명백히 유교의 가르침을 배척하고 전통적 제도의 사상을 타기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분명히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중국적 문화전통의 힘과 유교의 설득력은 상당히 강력한 것이었다고 결론 지을 수 밖에 없다.
 
중국적 고금흥망론과 멜더스의 덫
 
문제는 사람에 있지 제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 전통 중국인들은 반복하는 왕조의 건립과 멸망을 다음과 같이 이해했다.
천명을 받은 황제가 창건한 왕조는 그 초창기에 있어서는 항상 번영기, 즉 치세를 누리게 된다. 이때 황제와 그의 탁월한 신료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정사에 힘쓰고 또한 열심히 백성을 보살핀다. 그러나 후대에 내려올 수록 건강하고 청신한 창업정신은 쇠퇴하게 되는데, 이 무렵이면 궁중의 과잉보호와 향락에 길들여 진 무능한 황제가 등장하고, 그 주위에는 간사한 무리와 소인배가 모여들어 자신들의 이익과 권세를 위해 충신과 간관을 따돌리면서 황제의 눈과 귀를 흐리게 만든다. 이로써 국가의 기강은 무너지고 자연재해가 빈발하여 백서은 도탄에 빠지게 되는데, 이것은 도처의 반란으로 이어진다. 실정으로 천명을 잃어버린 왕조가 멸망하여 분열기가 시작된 것이다. 온 국토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한 유덕한 인물이 새로이 신망을 받아 난세를 수습하고 질서와 평화를 되찾는다. 새 천자는 전 왕조의 멸망을 거울삼아 훌륭한 선비를 등용하여 정사에 힘쓰고 궁핍해진 백성을 돌 봄으로써 다시 태평성대를 이룬다. 그러나 뒤를 잇는 황제가 창업주의 정신을 망각하고 간사한 무리에 휩싸여 정사를 돌보지 않아 백성의 생활을 궁핍하게 한다면, 앞선 왕조의 전철을 밟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런 것을 피하기 위해 황제는 경천애민하던 조종의 거룩한 정신을 잊지말고, 성왕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함에 게으름이 없어야 하며, 항상 주위에 올바른 신하를 얻기에 노력해야 한다. 황제의 이러한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탁월한 유학자들이 그 뜻을 펼 수 있게되고, 간신과 소인배는 발붙일 자리가 없게된다.
<황제와 그를 돕는 군사들이 정사를 바르게 할 때 하늘과 인간 그리고 우주는 조화를 이룰 수 있게되며, 자연재해가 없어지고 풍년이 계속되어 백성은 넉넉한 생활을 누리면서 기뻐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왕조 후대에 탁월한 군주와 뛰어난 신하가 나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모든 사람, 특히 위정자와 유학자들은 이 점을 경게하여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금흥망론은 왕조순환의 부분적인 원인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라이샤우어)
왕조의 초기에 태평성대가 이루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혼란기를 거치면서 감소한 인구와 몰락한 대토지 소유자 덕분에 관료와 백성들에게 나누어 줄 토지가 충분했기 때문이요, 후대에 몰락을 겪은 것은 황제의 무능과 창업정신의 쇠퇴 및 관료 기강의 해이라는 점도 분명히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①지속적인 평화기를 통한 인구의 증가 ②관료의 토지겸병, 농촌의 피폐, 국가재정의 파탄 때문이다
③이무렵엔 국가재정 부족으로 수리시설에 대한 보수도 제대로 못하므로 작은 자연재해에도 커다란 피해를 유발하게 된다.
 
왕조의 흥망에 대한 이러한 견해를 수용한다면, 왕조몰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멜더스가 주장하는 바, 인구증가로 인한 식량부족 현상의 주기적 반복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설사 왕조 후기에 성왕이 나타나 관료에 의한 토지겸병을 막았다 해도 중국역사상 반복적으로 일어나던 안정기의 급격한 인구증가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고 또 왕조의 몰락을 얼마간 늦출 수 있을 지언정 궁극적으로 막지는 못했을 것이다.(송영배, 중국사회사상사. 사회평론)
 
물론 전통 중국인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고 눈으로 보았던 것은 인구증가라기 보다는 무능하고 향락에 빠진 황제, 탐욕스러운 관리의 억압과 토지 겸병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능과 부패 그리고 혼란이 반복되는 것을 경험하고서도 인간성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가르친 사상에 근거하여 정치와 사회의 근본 문제를 인간의 수양, 인격의 완성이라는 것으로 환원하여 생각할 뿐이고 체제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에 까지는 전진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할 수 없다. 천자나 관료나 사리사욕을 억제하고 오직 백성을 위해 힘쓰는 군자,성인이 되라고 가르친 것은 실로 현실성이 결여된 것이요, 어떤 정치권력이든지 강력한 견제세력이 없으면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자신들의 제도와 사상의 기본 틀이 모든 인류문명에서 가장 완벽한 것이라는 믿음을 탈피하지 못한 전통 중국인들이 우둔해 보이기 조차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다양한 역사적,사회적 경험을 축적하고 결과를 알고있는 현대인들만이 할 수 있을 뿐이다.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비교적 효율적,합리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제도와 사상의 지배 속에서 중국인들이 전통적 기본틀과는 다른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을 가능성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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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로   11-11-17 08:54
이 글은 중국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고 있지만, 근대 이전 사회에는 어디에나 적용되는 일반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맬서스의 원리는 그가 살아 있던 시대에도 적용되던 철칙이었죠. 인류가 맬서스 함정을 벗어난 건 산업혁명 이후입니다. 이르게 잡으면 18세기,넉넉히 잡으면 19세기 서유럽에서부터 맬서스 함정을 벗어나기 시작한 거죠.
갈천   11-11-17 11:52
중세유럽의 경우는 중국과 다르지요. 인구증가 이전에 흑사병으로 전체인구가 급감한 적도 있고 무엇보다 국가간의 전쟁으로 숱하게 망했습니다.
산마로   11-11-19 19:30
'근대 유럽의 형성,16~18세기(이영림,주경철,최갑수.까치.2011)'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책의 제1장 26~27쪽의 내용에 따르면 흑사병의 전염 이전에 서유럽은 토지개간->인구증가->농업 생산성 하락->인구 감소의 사이클을 이미 겪고 있었습니다. 흑사병이 그렇게 폭발적으로 발발한 이유는 기근으로 인한 사람들의 영양결핍 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1301년에는 에스파냐, 1315~16년에는 북유럽에 기근이 들어 이미 영양 결핍이 만연한 상태에서 흑사병이 인구의 급격한 감소 현상을 불러 일으킨 것이지요. 이로 인해 서유럽의 14세기는 정치적 혼란이 뒤따랐고 서유럽이 이 맬서스적 순환의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까지 150년이나 걸렸다고 쓰여져 있네요.

참고 문헌의 내용을 믿는다면 서유럽이 근대 이전에 동아시아와 다른 역사적 경험을 했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토지 개간->인구 증가->농업 생산성 하락->인구 감소와 정치적 혼란->회복이라는 근대 이전의 맬서스적 순환은 19세기 이전까지는 전 인류에게 철칙이었다고 보아야 할 듯 합니다. 물론 기계적으로 이 순환을 따라갔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산업 혁명 이전의 어떤 번영하는 문명도 이 순환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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