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들이 흔히 얘기하는 특히 홍세화가 널리 유행시킨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이란, 분명 계급이나 성별 등등으로 따져보면 분명 좌파를 지지지해야함이 명약관함에도 우파를 지지하는 것을 뜻한다. 다른 말로 '허위의식'이라고고도 부른다.
하지만, 과연 그런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이라는게, 좌파를 지지해야함에도 우파를 지지하는 형태만 있을까? '허위의식'이란 결국 해를 좇는 해바라기의 속성처럼 주류에 편승하고픈 의지인만큼 좌파가 우파보다 더 권력이 강할때는 우파를 지지해야함에도 좌파를 지지하는 현상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을까?
오늘 읽은 <조선일보>의 베르나르의 아래 인터뷰는 참 여러 상념에 잡히게 한다. 프랑스는 미국보다도 언론, 출판, 학술쪽(사법쪽도 역시)의 좌파 편향이 강한 나라로 알고 있는데, 역시 먼저 당해본 놈들이 뭘 알아도 아는 것도 같다.
궁금하다.
요즘 좌파적 뽄새를 열심히 드러내고 있는 MBC 귀족 기자들과 우리법 연구회 법관들은 지난 대선이나 지지난 대선때는 과연 누굴 지지했을까? 또 앞으로의 선거때는 또 누굴 지지할까?
사실 나는 좌파라는 브랜드는 쓰고 있지만, 스스로 타인에 대해서 매 선거에서 누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가, 또 그가 본질적으로 좌파냐 우파냐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그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렇게 좌(左)와 우(右)는 공존할 수 있고 공존해야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正)과 사(邪)는 공존할 수 없고 공존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운동권 용어로, '타협적 모순' 속에서는 혹시 살 수 있는지 모르지만, '비타협적 모순' 속에서는 우린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좌파와 우파를 떠나 사이비와 위장세력을 어서빨리 색출해야한다. 그래야 이 땅에 정의가 선다.
* * *
1.
(...)
―툴루즈대에서 법학과 범죄학을 전공했지요.
"전공하긴 했지만 법학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법학은 '남을 유혹하는 것과 속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변호사들은 섭섭해하겠지만 전 그 직업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변호사는 법을 알고 아주 좋은 변호사는 판사를 안다'는 프랑스 속담이 있습니다. 법학에 대한 실망 때문에 범죄학(犯罪學)을 했습니다. 거기서 스릴러 기법을 배웠지요."
(...)
그는 기자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엔 글 쓰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 두 가질 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 기자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에게 프랑스언론에 대해 묻자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 들어가 보니 기자들이 하나같이 자리에서 떠날 생각을 안 해요. 한마디로 게으른 거죠. 다른 기자가 쓴 기사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만 살짝 고쳐 내보내기도 하고. 그래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더군요. 비판도 안 하고."
―프랑스 신문이 그 정도입니까.
"그 신문 자체는 좌파(左派)성향이었어요. 그런데 일하는 기자들은 하나같이 우파(右派)였지요. 투표 때도 항상 우파 후보만 뽑아요. 그러다 기사 쓸 때는 좌파적으로 쓰지요. 전 모든 신문은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어요."
(...)
2.
(...)
문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판결 중에서도 화물연대 간부들의 폭력시위 사건에 대한 중형 선고, 민주노동당 당직자의 국회농성에 대한 유죄판결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우리법연구회 활동과 판결의 성향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 판사는 이어 "최근 한나라당에서 자료집을 통하여 편향된 판결을 하였다고 지적한 판사는 전직, 현직 포함하여 10명 이내"라며 "그 숫자가 우리법연구회 회원 숫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으로 볼 때, 절대 다수 회원들의 판결은 편향되었다는 주장조차 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 판사는 개인 신상 문제까지 공개하면서 편향성 주장에 대해 맞섰다. 그는 "저만 해도 부산판례연구회, 우리법연구회, 노동법분야 연구회에 가입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선고한 판결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그것이 우리법연구회 활동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저는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한 적도 있는데, 이런 사람이 회장을 맡은 바 있는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되어 있다는 주장도 어쩐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
3.
서울대 안에서 가끔가다 지방 출신으로 중간층보다 현저히 낮은 계층의 학생이 입학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대학시절 갖고 있었던 문제의식은 서울대라고 다 같은 서울대가 아니고, 계급, 특히 강남 출신 여부에 따라 전혀 다른 문화적 행태를 보이며, 이런 신분이 미래를 이미 상당 부분 결정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부모님 돈으로 호의호식하면서 학생운동 했던 친구들, 유학을 가던지, 대기업에 입사하던지 하여간 다들 자기 길 찾아서 잘 갔다. 왜냐하면 이들은 태생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운동가의 삶을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 3학년 때까지 운동을 취미와 레저생활로 즐기다 휴학 1년 정도 하고 4학년 때 알아서 본래 자기 신분에 맞는 길을 찾아가는 거다. 문제는 이들의 취미생활에 현혹되어, 1학년 때부터 착실히 자기 길을 찾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낮은 계층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참으로 여러 학생들을 붙잡고, “지금은 모두 평등한 학생운동가처럼 보일 테고, 그렇게 위장하지만 졸업하고 봐라. 너랑은 전혀 다른 신분의 사람들이다”. “저들과 취미생활 즐기지 말고 자기 개발을 철저히 하라” 이런 설득을 해왔다. 물론 전혀 설득이 되지 않는다. 서울대 내부가 이런 정도인데, 서울대와 타 대학과의 격차까지 고려하면, 운동권 내부에서의 계급 격차라는 것은 사회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기억해보면, 내가 싸웠던 운동권들은 엄밀히 말하면 좌파들이 아니었다. 사회부터 모든 특혜를 다 누리면서, 입으로만 좌파적 가치를 잠시 떠들고, 본래의 기득권을 찾아가는 철새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사이비 좌파들은 신좌파 계열에 가장 많았다. 왜냐하면 신좌파는 프랑스와 미국 등 서구의 6.8 혁명 당시 유행했던 사조로서, 규제 철폐와 문화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노동해방 현장 투쟁을 강조하는 전통적 좌파와, 친북 민족주의의 민족해방 계열과 달리, 상류층의 자녀들이 취미생활로 좌파하기는 딱 좋은 운동권 노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정통적 좌파라던지 민족해방파는 단 한 번도 충돌해본 기억이 없다. 오직 나의 비판 대상은 신좌파였다.
내가 신좌파 운동권들에게 주문한 것도 “서울대 기득권 누리고,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난 것 고맙게 여기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돈 펑펑 쓰면서 잘 놀고 잘 살아라”, “다만 어차피 실천할 의지도 없으면서 체게바라 티셔츠 입고 다니고, 서구의 운동가요 같은 것 부르면서 2년짜리 시한부 운동가 행세하면서 가난한 집 학생들 선동 좀 하지마라” 딱 이 수준이었다.
나는 최근 이 대학시절의 기억이 다시 재생되고 있다. 가난한 신문사 한겨레신문이 연일 부자 MBC 기득권 세력을 위해 몸을 던지는 수준의 보도 때문이다. 한겨레신문사의 젊은 기자들 하나하나 붙잡고 물어보고 싶다.
첫째,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탄생하는데 한겨레신문사가 기여했다. 그래서 한겨레신문사가 경영적으로 얻은 것이라도 있는가?
지금 한겨레신문사는 경영적으로 위기이다. 이 위기는 노무현 정권 당시 가속화되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에서 신문시장 전체를 죽이기 위해 방송과 포털의 권력만 극대화시켰고 신문시장 전체를 위축시켰다. 노무현 정권의 입장에서는 조선, 동아, 중앙을 죽이기 위해서 한겨레나 경향신문이 함께 죽어도 상관없다는 발상이었다. 그리고 현실은 조선, 중앙, 동아는 버티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먼저 죽게 생겼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노무현 정권 당시 나는 아예 안티조선을 포함하는 언론개혁진영과 선을 끊어버린 것이다.
둘째, MBC가 한겨레 경영에 도움을 준 적 있는가? 신문시장을 죽인 주범은 노무현 정권이 키워놓은 포털이다. 이 포털과 MBC는 유착되어있다. MBC는 정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있다. MBC 기득권세력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
반면 한겨레는 이미 두 번의 정권을 만들어봤지만, 민간 신문사이기 때문에 경영에 해가 되면 해가 되었지 도움이 되는 게 없다는 걸 잘 안다. 한겨레 지면을 이용해 정치세력에 눈도장을 찍은 한겨레의 몇몇 어용 기자들만 출세가도를 달렸을 뿐, 한겨레라는 회사 자체는 얻은 게 없다.
왜 이해관계가 완전히 다른데 왜 가난한 신문사 한겨레가 부자 MBC를 위해 충성하느냐는 말이다. 설사 이명박 정권이 문너지고, 다시 한번 친노 정권이 들어선다 치자. 한겨레신문은 더 빨리 망한다. 왜? 역시 이 정권은 포털과 방송에 기득권을 주면서 신문시장을 붕괴시키려는 정책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MBC 기자들에 비해 한겨레 기자들이 능력이 떨어질 게 있다고 보는가? 그런데 대체 왜 MBC 기자들이 한겨레 기자들보다 연봉이 4-5배 높은가? 바로 이게 방송의 기득권의 벽을 쳐놓았기 때문이다. 방송사 4-5개 더 만들어지면 기초 훈련도 안 되어있는 MBC 기자들이 지금처럼 놀고 먹으며 고액 연봉 받지 못한다.
그럼 조선, 동아, 중앙의 기자들은 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다. 조선, 동아, 중앙은 지금 현재로서는 그 어떤 법적 특혜를 받고 있지 않다. 이들도 한겨레신문사와 똑같은 민영 신문사로서 시장의 자생적 변화에 따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이 점에 대해서 조선, 동아, 중앙의 기자들 대부분 잘 인식하고 있다. 반면 MBC의 경우 방송구조가 이대로만 가주면, 조작을 하든 왜곡을 하든, 시청률이 바닥을 치든 평생 귀족처럼 사는 거다.
(...)